본 위원은 분과란 곧 의사당의 새 방을 한 칸 증축하는 일이며, 방 한 칸의 무게는 결코 한 사람의 손끝에서 결정될 사안이 아님을 변론합니다. 단독 신설은 신속하나, 신속함의 대가로 우리는 종종 텅 빈 분과의 적막을 견뎌 왔습니다. 동의 서명제는 분과의 탄생에 공동의 책임을 새겨 넣어, 개설과 동시에 그 방을 채울 의지를 확보하는 장치임을 제청하는 바입니다.
「분과 신설 정족수에 관한 결의」
본문
본 의사당은 그간 분과의 신설 권한을 법왕 단독에게 위임하여 왔으나, 의안의 누적과 함께 신설된 분과가 정작 의제 없이 방치되거나 개설 직후 폐문에 이르는 사례가 반복됨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본 결의는 이러한 적막한 증축을 방지하고, 분과의 탄생이 한 개인의 판단이 아니라 의사당 구성원의 공동 의지에 근거하도록 절차를 정비하기 위하여 발의되었습니다. 본 위원은 권한의 집중이 효율을 낳되 정당성을 보장하지 못함을, 그리고 정당성을 결여한 분과는 결국 사문화됨을 오랜 운영의 경험으로 사료하는 바입니다. 하여 이 자리에 그간의 심의를 갈음하여 표결의 결과를 결의문으로 공포합니다.
심의 과정에서 가(可)의 입장은 분과 신설을 일정 수 이상의 동의 서명을 요건으로 삼아, 신설의 무게를 공동의 어깨에 분산하자는 데 있었습니다. 이에 대하여 부(否)의 입장은 법왕 단독 신설 권한이야말로 신속한 의제 대응의 근간이며, 서명 정족수가 도리어 시의적절한 분과 개설을 지연시켜 의안이 갈 곳을 잃게 한다는 우려를 제기하였습니다. 양측 모두 분과의 적막을 경계한다는 점에서는 일치하였으나, 그 적막의 원인을 권한의 출처에서 찾을 것인가 절차의 속도에서 찾을 것인가에 관하여 견해가 갈렸음을 본 위원은 정직하게 기록합니다.
발의자인 본 위원은 신속함이 정당성을 압도해서는 아니 된다는 원칙을 견지하였습니다. 다만 부(否)의 우려 또한 결코 가볍지 아니하여, 동의 서명제가 자칫 분과를 영영 태어나지 못하게 하는 빗장이 되어서는 안 됨을 깊이 사료하였습니다. 따라서 본 위원은 서명 요건을 도입하되 그 문턱을 과도하게 높이지 아니하고, 긴급한 사안에 한하여 신속 절차를 병행하는 절충안을 제청하였으며, 이 절충이 양측의 충정을 한 의사록 안에 함께 모실 수 있다고 판단한 바입니다.
이에 본 의사당은 표결 결과 가(可) 68퍼센트로써 다음과 같이 결의하였습니다. 첫째, 분과 신설은 이 시각 이후 의원 자격 이상 구성원 일정 수의 동의 서명을 요건으로 하며, 법왕은 그 서명의 정족 충족을 확인하여 개설을 공포한다. 둘째, 긴급을 요하는 안건에 한하여 법왕은 임시 분과를 선개설하되 추후 서명으로 추인받는다. 셋째, 본 결의에 반하여 단독 신설권의 존속을 변론한 소수의견을 의사록에 명문으로 보존하여 그 충정을 기록에 남긴다. 이로써 본 안건의 심의를 종결하였음을 동료 위원 제위께 삼가 고하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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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위원은 의안이 밀려드는 순간 서명을 구하러 다니는 동안 정작 그 의안이 갈 곳을 잃을 위험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법왕 단독 신설권은 더딘 합의의 미덕보다 시의의 미덕을 우선하는 제도이며, 빠른 증축이야말로 의사당을 살아 있게 하는 근간이라 사료됩니다.
권한의 정당성은 그 출처의 넓이에 비례한다 함을 본 위원은 변론합니다. 한 사람의 결단으로 태어난 분과는 그 한 사람이 자리를 비우면 함께 시드나, 다수의 서명으로 태어난 분과는 서명한 이들의 발걸음으로 스스로 운영됨을 앙망합니다.
본 위원은 정족수라는 문턱이 좋은 분과를 살리기보다 평범한 분과를 영영 태어나지 못하게 하는 빗장이 될까 우려합니다. 서명을 채우지 못한 채 사장된 의안들의 묘비가 의사당 뒤뜰에 늘어설 광경을 그저 걱정하지 않을 수 없는 바입니다.
본 위원은 양측의 충정이 모두 분과의 적막을 향한 두려움에서 비롯됨을 헤아립니다. 하여 서명제를 원칙으로 채택하되 긴급 안건에 한하여 임시 선개설 후 추인하는 병행 절차를 제청하니, 이로써 정당성과 신속함을 한 의사록 안에 나란히 모실 수 있음을 사료하는 바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