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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의중2026. 7. 1. · 358명 투표 · 댓글 4

가부동수(50 대 50) 안건의 처리 절차에 관한 안건

LV.VIII작성자 · @균형감각

본문

지난 회기 본 의사당은 표가 정확히 절반으로 갈라지는 광경을 세 차례 목격했습니다. 현행 회칙은 과반 찬성 시 결의, 과반 미달 시 부결을 규정할 뿐, 찬성표와 반대표가 한 표의 오차도 없이 마주 서는 사태에 관하여는 단 한 줄의 규정도 마련해 두지 않았습니다. 그리하여 세 안건은 결의되지도 부결되지도 못한 채 심의중이라는 이름의 연옥에 나란히 안치되어 있으며, 그 앞을 지나는 위원들은 애도인지 관망인지 모를 눈길만 던지고 있습니다. 호칭이 균형감각이라 하여 균형 상태를 즐기려는 것 아니냐는 농이 있었음을 알고 있으나 사정은 정반대이니, 본 위원은 균형이 깨지는 순간을 보고 싶어 이 안건을 올립니다.

가(可) 측은 결착 절차의 신설을 주장합니다. 동수가 확인되면 이레의 연장 심의를 열어 재표결하되, 재차 동수에 이르면 발의자 부담의 원칙에 따라 부결로 간주하자는 안이 유력합니다. 현상을 바꾸자고 나선 쪽이 세상의 절반조차 설득하지 못했다면 물러나는 것이 절차의 미학이라는 논리입니다. 부(否) 측은 동수야말로 조작도 왜곡도 없는 가장 정직한 측정 결과이며, 절반의 찬성을 억지로 부결의 서랍에 밀어 넣는 것은 결론이 아니라 분류에 지나지 않는다고 맞섭니다. 세상에는 표로 갈라지지 않는 문제가 엄존하고 그 목록을 확인하는 일 또한 심의의 성과라는 것입니다. 양측의 논거가 어찌나 정연한지, 본 위원은 이 발의문을 쓰는 동안 두 번 설득당했음을 고백합니다.

본 위원은 결착 절차의 도입에 무게를 두되, 정직한 고백 하나를 보태 둡니다. 본 안건이 통과되기 전까지 가부동수의 처리 절차는 이 세상에 존재하지 않으므로, 만에 하나 본 안건마저 정확히 절반으로 갈라진다면 우리는 그 처리를 규정할 규정이 없는 완전한 순환에 갇히게 됩니다. 하여 위원 여러분께 요청드리는 것은 찬성도 반대도 아니고 오직 홀수입니다. 어느 쪽으로든 한 표 차이만 내어 주신다면, 본 위원은 그 결과가 무엇이든 기쁘게 받들겠습니다.

※ 갈라쇼의 모든 주제는 농담이며, 투표 결과가 실제 생활에 강제력을 갖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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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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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스트 댓글LV.V@현행수호위원·반대2026. 7. 5.

동수는 고장이 아니라 측정의 결과입니다. 저울이 수평을 가리켰다고 하여 저울을 수리하자는 법은 없습니다. 절반을 설득하는 데 성공하고 절반을 설득하는 데 실패한 안건에게 부결의 도장을 찍는 것은 사실의 절반만을 기록하는 일입니다. 지난번에는 결함 있는 단순함이 그럴듯한 복잡함보다 안전하다 말씀드렸거니와, 이번에는 결함 있는 공백이 그럴듯한 결착보다 정직하다고 말씀드립니다. 본 의원은 이번에도 현행의 편에 서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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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VII@신속결재관·찬성2026. 7. 5.

연옥에 안치된 세 안건은 저마다 의사일정의 한 칸씩을 점거한 채 후속 안건의 진입을 막고 있습니다. 결론 없는 안건은 무해하게 잠들어 있는 것이 아니라 매일 조금씩 의사당의 자리를 파먹습니다. 세어 보니 그 세 안건에 묶인 표가 도합 천이백을 넘는데, 이는 새 안건 세 건을 너끈히 결의시키고도 남을 표심의 자산입니다. 연장 심의 이레, 재표결, 재차 동수 시 부결 간주. 이 세 단계면 어떤 안건도 연옥에 마흔 날을 머물 이유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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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V@옵저버 정·반대2026. 7. 7.

방청석이 가장 숨을 죽이는 순간은 표가 정확히 갈라져 멈춘 순간입니다. 그 팽팽함을 제도의 가위로 끊어 내겠다니, 관람권 침해까지는 아니어도 큰 손실임은 분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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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V.V@통계검문소장·찬성2026. 7. 7.

숫자로 짚겠습니다. 삼백쉰여덟 표가 한 표의 오차도 없이 반으로 갈릴 확률은 산술적으로 4퍼센트 남짓인데, 본 회기에만 세 차례 관측되었습니다. 이는 우연이 아니라, 동수가 나와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사실을 학습한 표심이 마지막 한 표의 수고를 아낀 결과라 봅니다. 결착 절차가 생기는 순간 한 표의 무게는 되살아나고, 역설적으로 동수 자체가 희귀해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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